김선형 특별 초대전 - GARDENBLUE - 오늘,우리
김선형 특별 초대전 – GARDENBLUE
"꽃도 새도 풀도 바위와 숲도 모두 푸른빛"
날짜
21.10.5 ~ 21.11.5
장소
갤러리마리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1길 35 3층
전화
02-737-7600​

기운생동氣韻生動과 에포케Epoche
들뢰즈Gilles Deleuze는 “예술은 감각-정서의 구현”이라고 정의한 바, 즉, 예술은 감각의 구현을 통해 인간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다. 결국 예술은 ‘내재성의 사유’와 관련한다는 것으로 들뢰즈의 철학은 표상・ 재현 체계를 거부한다. 그에 따르면 회화란 재현할 모델도, 해주어야 할 스토리도 없으며 회화가 구상적인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추상을 통해서 순수한 형태를 지향하거나 추출 혹은 고립을 통하여 순수하게 형상적인 것으로 향하는 것이다. 즉, 회화는 산이 굴곡된 힘이나 사과가 싹트는 힘 혹은 풍경의 열적인 힘 등을 보이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1]
이를 동양화의 제작 및 감상에 필요한 여섯 가지 요체 중 첫번째인 ‘기운생동氣韻生動’으로 설명하면 대상이 갖고 있는 생명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곧 후설Edmund Husserl의 ‘현상학적 환원phänomenologiche Reduktion’이다. 우리가 감각하는 모든 것은 우리 의식 안에 있으며, 의식은 항상 무언가를 지향한다. 대상이 단순한 대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띠게 되는 것도 의식의 이러한 지향작용 때문이다. 후설은 대상의 본래적인 모습, 즉 순수한 현상의 모습에 도달하기 위해 의식의 불순한 태도를 제거하는 것을 현상학적 환원이라 칭하였다. 순수한 현상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먼저 버려야할 태도를 ‘자연적 태도natürlche Einstellung’라고 부르는데 이는 우리의 가장 일상적인 의식의 관행과 관련이 있다. 즉, 우리가 일상적으로 믿고 있는 모든 믿음이나 지식을 괄호 속에 넣어버려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데 그것은 과거에 태양이 지구 주위를 움직인다는 사실을 괄호 속에 넣어야 했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괄호 속에 넣음’을 판단 중지 즉 ‘에포케epoche’라고 부른다. 에포케는 자연적 태도에서 비롯된 우리의 모든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지식이나 믿음에 대해서 판단을 중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김선형이 2007년부터 15년째 줄곧 푸른색 수묵으로 그리고 있는 ‘Garden Blue’ 시리즈는 꽃도 새도 풀도 바위와 숲도 모두 푸른빛이다. ‘울트라 마린ultra marin’의 블루로 펼쳐지는 그의 정원은 온갖 자연이 분방한 푸른 선과 면으로 표현된 축소된 자연이다. 그의 푸른 정원 이미지는 그의 붓끝이 남긴 유희의 흔적으로 자연의 새로운 단면들이다. 자연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 아닌 김선형의 인식 속 자연을 감각하여 절대 자유로 펼쳐낸 마음의 정원이다. 상상에 의해서 의식이 마음껏 대상의 모습을 변경해보는 후설의 ‘자유변경’ 개념대로 김선형은 우리가 감각하는 자연을 에포케로 묶고 자유변경을 통해 자연의 보편성, 즉 자연의 본질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체의 자연을 푸른 수묵의 정원으로 가두었으나 구상보다는 추상의 자유에 취사선택 비중을 늘리며 순수와 본질을 추출해내고자 하는 것이다.